라 페니체 오페라 하우스(La Fenice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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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 페니체 오페라 극장의 화재
http://youtu.be/3E9uL4eZoMQ
피렌체에서 1597년에 탄생한 오페라는 베네치아에서 화려한 꽃을 피워 올렸
다. 그만큼 오페라 역사에서 베네치아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며, 이런 의미에서
라 페니체 오페라 극장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할만하다. 이
극장은 1837년에 세워졌다. 라 페니체라는 말은 <불사조, The Phoenix>라는
의미라고 한다. 그러나 이 극장은 세 번이나 화재로 소실되어 재건축된 비운의
역사를 지니고 있다, 그래서 사람들은 이 극장을 일러서 “잿더미에서 일어선”
극장이라고 말한다.
1774년에 싼 베네데토 극장(San Benedetto Theatre)이 세워지고 40여 년간 베
네치아 오페라의 중심적 역할을 하다가 화재로 소실되고 말았다. 재건축은 극
장 소유주와 운영자 간의 충돌로 지연되다가, 결국은 소유주인 베니어(Venier)
측의 결심으로 1790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792년에 완공되었다. 재건축된 극장
은 <라 페니체>라는 새 이름을 달았다. 화재에도 불구하고 다시 탄생된 극장
에 썩 어울리는 이름이었다. 재개관을 기념한 작품은 파이지엘로의 <아그리젠
토의 게임, I giuochi d'Agrigento>이었다.
19세기 초엽, 라 페니체는 유럽 오페라 중심축 가운데 하나였다. 로시니는 2개
의 주요 작품을 이 극장에서 올렸고, 벨리니도 2개의 오페라를 여기서 초연했
다. 도니제티는 라 스칼라와 나폴리의 싼 카를로에서 성공한 후 17년만인 1836
년에 다시 라 페니체로 돌아와서 활동했다.
1836년, 라 페니체는 또 다시 불에 탔다. 이번엔 재건축이 신속하게 이루어졌
다. 토마소와 조반니 메두나(Tommaso and Giovanni Battista Meduna)의 설계
로 극장은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섰다. 그리고 1837년 12월 26일에 다시 극장 문
이 열렸다.
베르디는 1844년부터 라 페니체와 협력하기 시작해서 <에르나니> <앗틸라>
<라 트라비아타> <시몬 보카네그라> <리골레토>를 초연했다. 베르디가 이
극장과 일한 기간은 무려 13년간이었다.
1차 대전 동안엔 문을 닫았고, 1930년에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열리는 것을 기
념해서 제1회 국제 현대음악제가 베네치아에서 열렸는데, 스트라빈스키, 벤자
민 브리튼, 베리오, 노노, 부조티 등 저명한 현대음악 작곡가들이 라 페니체 극
장에서 연주될 작품들을 썼다.
1996년 1월 29일, 화재로 완전하게 소실되고 말았다. 화재의 원인은 방화로 확
인되었다. 2001년 3월, 베네치아 법원은 2명의 전기기술자, 카렐라와 그의 사
촌 마르체티(Enrico Carella, Massimiliano Marchetti)의 유죄를 선고했다. 극장
의 전기시설 보수작업을 맡은 이들이 공사가 지연됨에 따라 상당한 액수의 지
체보상금을 내야하는 상황이 되자 일부러 방화를 했던 것이다. 카렐라는 전기
회사의 오너였다. 카렐라에게는 7년, 마르체티에게는 6년간의 징역형이 선고되
었다. 그러나 화재 직후 카렐라는 도피했고, 2007년 2월에서야 멕시코-벨리체
국경에서 체포되어 이탈리아로 이송되어 16개월을 감옥에서 지내고 가석방 되
었다.
2001년에 재건축이 시작되어서 2003년 12월 14일에 재개관 콘서트를 가졌다.
건물의 디자인은 19세기 라 페니체의 모습을 재현했고, 총공사비는 9천만 유로
가 들었다. 객석은 종래의 800석에서 1,000석으로 늘어났다. 그러나 많은 건축
평론가와 언론에서는 이 극장의 재건축이 음향이나 무대 조명시설 등에서 실패
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.
재개관 후 첫 오페라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였다(2004년 12월).
**출처: 곽근수의 음악이야기 http://www.sound.or.kr/